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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료의 고전들

마음(こころ) -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by 한이료 2021. 5. 23.

마음(こころ) -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마음(こころ) -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오유리 옮김 (문예출판사) 

  •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나쓰메 소세키(1867~ 1916 본명 : 시오바라(나쓰메) 긴노스케(塩原 金之助)는 근현대 일문학의 대문호이자, 평론가이자, 영문학자였다.  또한 일본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가로 뽑힌 바 있는데, 1984년부터 2004년까지 1000엔 지폐 도안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본명은 '시오바라(나쓰메) 긴노스케'인데 '시오바라'라는 성은 1868년 신주쿠의 명주인 '시오바라 쇼노스케'의 양자가 되면서 받은 성씨라고 한다. 하지만 1876년 그녀의 양어머니가 시오바라 가문에서 파문됨으로써, 그 또한 시오바라 가문에서 재적되고 만다.  그러니까 '나쓰메 긴노스케'가 그의 본명이라고 하기 더 합당하다.  

 

1000엔 도안 (1984~2004) 


  • 마음 (こころ)의 한국어 번역 

나쓰메 소세키 사후 100년을 기념해, 현암사(출판사)에서 2016년 처음으로 그의 전집을 완역한 바 있다. 번역을 맡으신 분은 송태욱님으로 2019년 나쓰메 소세키와도 인연이 깊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선집'을 번역하셨다. 이후 '마음'이라는 작품이 대두되면서 다른 판본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필자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서책은, '문예출판사'의 그것(오유리 옮김) 과 '웅진 지식하우스' 판본(박유하 옮김)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기념비적인 번역인 송태욱님의 출간본은 소장하고 있지 않다.

http://ch.yes24.com/Article/View/40050  

 

[특별 인터뷰] 송태욱 “시대의 불안을 드러낸 작가, 아쿠타가와” | YES24 채널예스

사전에 올라와 있는 말이 옳고, 그렇지 않으면 틀리다는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실제로 쓰는 말이 먼저이고 기준입니다. (2019.10.14)

ch.yes24.com


  • 마음 (こころ)은 어떤 작품인가?

나쓰메 소세키 저(著)의 '마음'은 1914년 4월부터 8월까지 도쿄와 오사카의 '아사히 신문'에 연재되었다. 또한 1914년 9월 20일 이와나미 서점(여러모로 훌륭한 출판사다.)에서 간행된 바 있다. 구성은 총 3장으로, <1. 선생님과 나> <2. 부모님과 나> <3. 선생님과 유서>인데 3장이 꽤나 긴 덕에 처음에는 '선생님의 유서'라는 제목으로 연재되기도 했다. <1. 선생님과 나>에서는 '나'가 선생님과의 만남과 관계의 발전을 그리고 있고, <2. 부모님과 나>에서는 갑작스런 신장병에 걸린 '나'의 아버지의 투병과 죽음을 그리고 있으며, ('나'가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다.)  대망의 <3. 선생님과 유서>에는 선생님의 비밀에 대해서 서술한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이제까지의 '나'의 시점이 3장에 들어서면서 선생님의 그것으로 변모되는데, 다시 '나'의 이야기가 귀결되지 않는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 같다. 그러니까 '나'가 도쿄로 향하는 전철에 오르고 유서를 읽으면서 마무리되는 셈이다.  그러니까 전적으로 그 뒤의 일들을 독자의 상상에 맡긴 것이다. 

 

 처음 '마음'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구절은 57페이지인데, 여기서는 선생님의 아내인 사모님의 마음에 대한 서술이 이뤄진다. 선생님의 비밀에 대해서 사모님께 묻던 상황인데, 아직까지는 어떠한 마음을 말하는지 아리송할 따름이다. 

 

내 눈에 사모님은 깊은 곳에 묻혀 있는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분으로 보였다.
(마음 P 57~58 ) 

그리고 그 후인 3장에 이르러서, 선생님의 과거(K의 등장)가 드러남과 동시에 그 마음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분명해진다. 선생님은 이렇게 그 회한과 죄악감을 이렇게 표현한다. 

그 때에 나는 무방비 상태로 악마가 춤을 추는 무대에 서 있었네.
어두운 그림자가 내 일생을 뒤덮는 순간이라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말이지.
(마음 P 240) 

마음이란 누군가에게 애정을 쏟고도, 그가 받은 걸 시기하게 되는 모순점, 그리고 그 실수를 자각하는 순간 그림자처럼 평생토록 달라붙게 되는 죄악감을 건들인 것이었다.

 

소세키는 1910년 위궤양 투병을 하면서 아사히 신문에 '행인'을 연재하고, '마음'을 발표했던 만큼, '마음'에서는 그가 죽음에 대해서 무거운 어투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나 '도련님'의 유쾌했던 필법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1916년 그는 '명암'을 연재 중 영면에 든다. 


  • 인상깊은 구절들

누군가는 눈살을 찌푸릴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책 귀퉁이를 접고 줄을 그어가며 책을 읽는 버릇이 있다. 덕분에 쌍둥이 형에게 핀잔을 듣기 일쑤다. (도서관 책은 예외다.) 개인적으로 소세키의 문장이 이처럼 감성적이었나 싶을 정도로 인상깊은 구절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주옥 같았다고 느낀 문장들을 여기 싣는다. 

 

 나는 인간이란 존재가 정말이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인간은 거스를 수 없이 타고난 가변적인 존재임을 절감했다. 
(마음 P 121) 
자네가 진정 순수하게 나의 내면으로부터 붙잡아보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야.
내 심장을 둘로 갈라 뜨겁게 쏟아지는 피를 받아 마시려 했기 때문이야.

(마음 P 190~191) 
내가 보기엔 그의 심장 주변에 검은 막이 쳐 있는 것 같았네.
내가 쏟아부으려는 뜨거운 피는 한 방울도 그의 심장 속으로는 흘러들어 가지 않고 방울방울 튕겨나와 버렸지.
(마음 P 273)

  • 총 평론

마음은 어째서 제목이 마음이 될 수 밖에 없었는가. 가끔 생각하다 보면 그의 심장에 대한 서술과 간혹 드러나는 '마음'에 대해 곱씹게 된다. 선생님이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서글프게 느껴질 따름이다. 인간의 마음이란 이리도 잔혹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죄악감은 소리소문 없이 그림자처럼 나붙는가. 나는 '마음'은 소세키가 병투환을 하면서 겪은 많은 심적 변화를 담고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