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이료의 문학들

소설로 읽는 철학 '소피의 세계(Sofies Verden)' - 요슈타인 가아더(Jostein Gaarder)

by 한이료 2021. 5. 22.

소설로 읽는 철학 '소피의 세계(Sofies Verden)' - 요슈타인 가아더(Jostein Gaarder)  

 

소피의 세계 (현암사 출판) -요슈타인 가아더 (양장본)

  • 철학사를 시작하려는 이들을 위한 길라잡이 '소피의 세계'

철학하면 떠오르는 건, 애석하게도 난해함과 고리타분 함이다. 실제로 정신 세계를 깊게 탐구한다는 점에서 철학은 어렵고도 매력적인 학문이다. 그런데 이런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을 간편한 소설로 정리한 이가 있었다. 바로 노르웨이의 고등학교 철학교사였던 '요슈타인 가아더(Jostein Gaader)'다.  그는 작가로 대뷔한 이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문학을 썼는데, 그의 철학 교육에 대한 고찰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책이다.  실제로 1994년 소피의 세계가 북유럽과 독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철학사를 서사에 맞춰서 쉽게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뒤의 '찾아보기'를 살피면 알 수 있듯이, 기원전 600년 전의 탈레스 부터 뉴에이지(New age)의 팽배까지 내용이 잘 축약되어 있다.  

 

(뉴에이지 = 기존 서구식 가치와 문화를 배척하고 종교·의학·철학·천문학·환경·음악 등의 영역의 집적된 발전을 추구하는 신문화운동.)

 

물론 책이 1994년에 출간된 만큼, 출간 이후의 철학, 즉 21세기의 철학은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지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실존주의 철학 구간에 들어서면서 서사가 뭉게지기도 하는데,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실존에 대해서 의심을 가지기 시작한 작중 인물들이 자신들이 소설 속의 인물임을 자각하기 시작하니까, 소설의 형식이 조금 망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 구절들에서는 미하엘 엔데의 동화인 '끝없는 이야기(Never ending story)'를 떠올리며 쓴 웃음을 지었다. 철학사를 소설로 쉽게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요슈타인 가아더 (1952 ~ 현재) 


  • '소피의 세계'가 다루고 있는 철학사 정리. (탈레스부터 뉴에이지까지) 

'소피의 세계'를 집어든 당신이여, 개인적으로 메모를 해가면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중간 중간에 이야기의 유쾌함에 떠맡겨져 정작 중요한 철학사의 흐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메모를 하면서 책을 정독했다. 그 메모본을 첨부하고 싶지만 지독한 악필인지라, 여기에 새로이 정리하고자 한다. 

 


탈레스 (물이 만물의 근원)  → 아낙시메니데스(무한의 물질이 존재)  → 아낙시메네스( 공기가 만물의 근원 )  

 

엘리아 학파 (파르메니데스 : 최초의 이성, 합리주의) / 헤라클레이토스( 변화의 세상 )

 

엠페도클레스 (흙, 공기, 물, 불이 만물의 근원, 물질과 힘의 구분) → 아낙시고라스(수많은 작은 조각으로 세상이 이루어짐, 정신과 힘은 같음 ) 

 

→ 데모크리토스 (원자론, 힘을 부인한 유물론자)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최초의 역사가)/ 히포크라테스(최초의 의술)

 

→ 소피스트 (회의론, 불가지론) / 소크라테스 (문답법, 합리주의 "내가 알고 있는 단 한가지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 플라톤 ( 이데아론, 불변하는 이성 )  아리스토텔레스 (최초의 생물학자, 질료와 형성, 3단 논법, 중용의 덕) 

 

→ 헬레니즘/ 싱크리티즘 /알렉산드로스 대왕 <(키니모스 학파(소크라테스 계승) → 스토아 학파(자연권, 일원론, 공동체적 삶) /에피쿠로스 학파(쾌락의 윤리) / 신플라톤주의 (타오르는 불꽃 = 플로티노스) ) > 

 

신비주의 / 기독교 문화의 유입  → 중세 ( 천년의 암흑기, 기독교의 일반화 ) → 기독교 문화권/그리스 정교 문화권/ 이슬람 문화권 

 

→ 아우구스티누스 (신플라톤 주의 + 기독교) → 토마스 아퀴나스 (아리스토텔레스 사상 + 기독교) 

 

→ 르네상스 인문주의( 종교개혁 = 에라스무스/ 마르틴 루터) ( 과학 = 요하네스 캐플러/ 아이작 뉴턴/ 갈릴레오 갈릴레이)

 

바로크 시대 ( 화려하지만 일그러진 진주구슬 )

 

→ 유물론 (토머스 홉스/ 라메트리 라플라스 (인간기계론) vs 관념론 ( 르네 데카르트 (근대철학의 창시자)  "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 합리주의자, 이원론자, 동물기계론) 

 

바뤼흐 스피노자 ( 역사 비판적 성서고찰, 일원론(정신과 물체는 하나다.), 결정론자, "모든 것을 영원의 관점에서 보다." )

 

합리주의 반발, 경험주의 등장 → 존 로크( " 모든 생각과 표상은 우리가 얻은 감각인상의 반영이다. " )

 

→ 데이비드 흄( 모든 사상과 관념을 정리해, 감각에 의존해야 한다.  변함없는 자아의 부재 비판 "경험철학= 감정은 이성에 앞선다." )

 

→ 조지 버클리 ( 물질적 현실에 대한 의심, 물질과 감각의 분리, 기독교적 경험주의) 

 

프랑스 계몽주의

1. 권위에 대한 반발(영국 영향) 
2. 합리주의 (이성에 대한 믿음)
3. 교육학의 발전 (계몽) 
4. 문화 낙관주의 (문명비판, 자연회귀)
5. 인본주의적 기독교 (이성적인 교리)
6. 인권 (1789년 인권선언, 자연권  
 

→ 임마누엘 칸트 (합리주의와 경험주의의 통합) = "시간과 공간의 의식은 이성이, 그 토대의 경험은 감각이" 

 

 독일 낭만주의

1. 편파적인 이성인정의 계몽주의 반발 
2. 예술의 존중 
3. 도달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동경 (낭만적 연애)
4. 기계적인 세계상에 대한 반동 (스피노자, 플로티노스로의 회귀)
5. 프리드리히 빌헬름 셀링 (세계 정신)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 철학의 역사적 맥락 세계정신으로의 발전 ) / ( 변증법정 발전 )

 

 

<실존론>

쇠렌 키르케고르 (낭만주의에 반발한 개인주의 / 미적단계 
 윤리적단계  종교적 단계 의 삶의 3항조)

= 하부구조를 이룸 (생산방식, 경제상황) 
<유물론 >

카를 마르크스 ( "물질적인 삶의 조건이 역사에 결정적으로 작용")

= 상부구조를 이룸(사고방식, 정치, 경제)
<자연주의>

찰스 다윈 ( 종의 기원, 자연도태 "진화론" ) 지그문트 프로이트( 이드와 초자아의 대립 , 무의식-전의식 의식)

실존주의 장폴 사르트르( 무신론적 실존 ) 뉴에이지의 팽배( "초자연은 존재할 수 없음을 항상 생각하라" )


  • 총 평론

요슈타인 가아더가 저술한 '소피의 세계'는 철학사를 소설으로 쉽게 정리한 데서 교육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사적으로 뭉개진 것에서 조금 한계점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책을 벗어난 소피와 선생님이 현실세계를 비집고 다니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1994년 이전의 철학에 대해서 이렇게 쉽게 정리하는 것도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본래는 청소년 대상이지만 방대한 철학사를 감안하면, 성인에게도 충분히 추천할만 하다.